92016 7월

Q. 환자에게 어떤 의사이고 싶은지?

제 생각에는 제가 되고 싶은 의사가 있고, 저는 소아∙어린이들을 보기 때문에 환아나 보호자분들이 저에게 원하는 의사(의 모습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되고 싶은 의사는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고, 저희가 아무리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그래도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그나마 최대한, 거기까지만이라도 하려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거기까지도 못 하니까…

저희 환아나 보호자분들에게 되고 싶은 건 어떻게 보면 저희 병원은 3차병원이고 여기저기서 “방법이 없다”라는 얘기를 듣고 오시는 분들도 있고 더 좋은 치료를 받고 싶어서 오신 분들도 있어서, 그 분들한테는 어쨌든 믿고 “이 사람이 마지막 보루다!”라고 하는 그런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지?

저는 소아신경외과 의사고 소아신경외과라고 하는 게 어린이 때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사실은 모두들 정말 별 같이 많은 사연을 갖고 있고, 잘 돼서 좋은 적도 있고 또 잘 안 돼서 마음 아픈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소아종양 중에는 비정형 유기형/간상 종양이라는 게 있어요. 흔히 ATRT라고 부르는 병인데, 예후가 그렇게 썩 좋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치료는 수술하고 방사선치료, 그 다음에 약물치료를 하는데 그런 치료를 다 해도 몇 년 전까지는 1년 정도 살기가 쉽지 않은 그런 종양, 아주 악성 종양이죠, 소아종양 중에. 그런데 치료를 열심히 하긴 했는데 워낙 한계가 있으니까 결국 어린이는 하늘나라로 떠났는데, 한 1년쯤 지나서 보호자분이 저한테 카톡을 보내 주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 뭐냐 하면 현관에 엄마 신발이랑 그 꼬맹이, 애기 신발이 나란히 있는 사진이, 그게 카톡 프로필 사진이더라고요. 그걸 보고 마음이 너무 너무 짠했습니다. 글쎄요. 어떤 한 환자를 딱 지칭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고, 제가 경험했던 모든 환자들이 모두 정말 다 사연이 있고 슬픈 이야기 또 기쁜 이야기인 것 같아요.

Q. 관심 갖고 계신 연구나 진료분야가 있다면?

주로 종양, 뇌종양이나 모야모야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고 그 다음에 경련이라고 하죠, 경련을 너무너무 하고 약을 써도 조절이 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해서 일부 뇌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데 그걸 뇌전증 수술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도 하고 있고. 옛날에는 개두술이라고 해서 머리뼈를 다 열고 수술했는데 요즘에는 신경외과도 내시경을 써가지고 수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내시경 수술도 하고 있고요.

Q. 환자(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린이들이 병에 걸리면 보호자분들이 놀랄 수밖에 없죠. 예를 들면 소아과 의사선생님인데 그 애기가 열이 나가지고 응급실에 데리고 오셨었는데, 사실은 소아과 의사니까 잘 알 텐데 그런 소아과 의사도 응급실에 데려와서 하는 건 애기 옆에서 계속 하염없이 우는 것 밖에는 하는 게 없는 거예요, 의사도. 너무 당황스러우니까. 물론 그렇게 당황스럽고 놀랍고 한데, 문제는 어린이들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습니다. 결국 그 어린이를 지켜줘야 될 사람은 1차적으로 부모님이 지켜줘야죠. 부모님이 마음을 강하게 드셔야 돼요. 처음에 놀라는 건, 당연히 사람이니까 놀라는데 놀란 상태에서 계속 있으면 좀 어렵고,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결국 얘는 엄마, 아빠가 지켜줘야 되겠죠. “엄마, 아빠가 지켜줘야 되겠다!” 그런 각오가 있으셔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그런 병마와 싸울 때 어린이도 그렇고 보호자도 그렇고 담당의사도 그렇고 결국은 한 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병마라고 하는 적을 우리가 같이 팀웍을 이루어서 헤쳐나가야죠. 팀 간의 관계, 팀웍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의사들도 사람인지라 (환자와 보호자가)믿고 의지하고 그러면 정말 없던 힘도 생길 수가 있으니까 그런 팀웍이 중요한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하나 어린이를 진료할 때는 10살 정도까지의 뇌는 옛날에는 “그런 게 있을까” 했는데 요즘은 “뇌도 복구가 된다, 회복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10살까지의 어린이들은 그런 능력이 꽤 있어요. 그래서 병에 걸리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회복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잘 지내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 굳은 각오를 갖고, 희망을 잃지 마시고 그 다음에 의사들이랑 좀 서로 믿는 그런 관계였으면 좋겠습니다.

김승기 교수 소개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