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아청소년과 심장분과 배은정 교수

2016년 07월 09일

Q. 환자에게 어떤 의사이고 싶은지?

‘어떤 의사가 되고 싶다’ 하는 것도 생각지도 못 하고 여태까지 막 뛰어 왔던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되고 싶은 의사는 세월이 지나면서 좀 바뀌는 것 같아요. 처음에 의사가 되고 수련을 받고 그리고 10년, 20년 정도 제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정말 최상의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자 했죠. 정확하게 진단하고 다 살리고 그걸 목표로 해 왔는데, 조금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최근에 정말 절실하게 느낍니다. 환자, 환자의 가족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회 여건이 다 같이 함께 가야지만 환자가 진정으로 나아지고 행복해 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더 배려하고 그런 사회적인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굉장히 큰 역할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지?

다 소중하죠. 다 소중하고 개개 아이들의 상황과 기쁨, 슬픔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두 마디로, 한두 증례로 얘기하기는 어려운데요. 보람 있었던 걸로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제가 보는 아이들은 정말 애기 때부터 심장병으로 굉장히 생명을 다투는, 촌각을 다투는 그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물론 초기였긴 하지만 응급실에 아이가 왔는데 너무너무 상태가 나빠서 걔를 안고 정말 뛰어서 중환자실 가서 빨리 치료를 해서 좋아진 그런 경험들 그리고 제가 또 보는 환자들 중에 부정맥을 주로 전공하고 있는데요. 부정맥은 아직도 사실 많은 전문가가 있지 않습니다, 국내에. 그래서 목포에 사는 아기였는데, 두 살 정도 된 아기였는데, 부정맥이 전혀 거기서 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아서 빨리 위급하게 우리 병원으로 와야만 됐었는데 그 때가 구정이었어요. 그러니까 고속도로가 다 정체가 되고 그래서 너무 상태가 나빠서 헬기를 타고 저희 병원에 와서 금방 응급 시술을 해서 완치가 되었던 그런 아이가 있는데 걔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고요, 지금도 연락을 가끔 합니다. 그래서 그런 일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매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관심 갖고 계신 연구나 진료분야가 있다면?

제가 보는 환자는 어린이 그리고 심장병 그 중에서 부정맥을 주로 전공하고 있습니다. 부정맥이라고 하는 것이 아직은 소아에서는 미개척 분야 중 하나이고 개중에 어떤 환자들은 부정맥이 그냥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 말고도 갑자기 급사, 돌연사라고 그러죠, 그런 식으로 나타나는 아주 위험한 그런 질병도 있는데 사실은 그런 것들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런 아이들이 성인까지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성인 연령에서는 잘 모르는 이런 질병들이 상당히 있는 것이 최근에 들어서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분야에 대해서 좀 더 연구를 하고 미리 진단을 해서 그런 아기들이 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연구도 하고 진료도 하고 홍보도 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고요.

두 번째가, 과거에는 복잡한 심장병 아기들이 수술 후에도 실패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사실은 거의 실패 없이 다 살립니다. 그렇지만 너무 복잡한 심장 기형인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고 나서도 계속 지속적으로 병원에서 관리를 하면서 체크를 받고 도와 드리고 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류가 성인 선천성 심장 질환의 환자 부류인데요. 그런 환자들이 일단은 아직은 국내에서 그런 시스템이 충분히 셋팅이 되어 있지 않고 해서, 그런 환자분들을 잘 도와드리는 시스템을 구축을 하고, 그 분들이 노년이 될 때까지 일반적인 다른 분들과 동일하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크게 있고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Q. 환자(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호자분들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아픈 아기들 포기하지 않고 옆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켜 주시고 정말 마음으로, 온 경제적인 지원을 다 해서 돌봐 주시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를 드리고요. 한국의 의료의 수준은 사실은 진료의 수준으로만 따지면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유수한 센터에 비해서 뒤떨어지지 않고 최고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 외 환자와 환자 가족을 도와 드리는 의료적인 병원 내의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인 시스템이 굉장히 미흡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이 해야 될 일도 많습니다만 아직은 병원에 불편사항, 불만사항이 조금씩은 다들 있으시리라고 믿습니다만, 그런 것을 개선해 나가고자 노력을 하는 중이니까 조금만 이해해 주시고 우리 의료진과 마음을 맞춰서 함께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