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환자에게 어떤 의사이고 싶은지?
제가, 전문 분야가 선천적 심장병을 하는 거다 보니까 날 때부터 계속 치료를 연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함께 늙어간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환자나 보호자분들한테, 동행한다는 생각이 있고요. 그런, 언제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동행하는’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지?
많은 환자들을 보다 보니까 한 명 한 명이 다 사연이 있고 다 각자의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약간 희망이라든지 보람을 느꼈던 경우가 있다면, 주치의 시절인데요, 레지던트 때, 전공의 2년차 때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치의를 할 때였는데, 미숙아로 태어나서 장도 안 좋고 기도가 또 안 좋아서 수술을 여러 번 받았던 아이예요. 제가 한 달만 딱 주치의를 하다 보니까 그 당시 보면서는 얘가 잘 살 것 같지 않고 이대로 힘들어 질 것 같다고 생각한 환자였는데 주치의 시절 끝나고 1년 뒤에 그 아이가 외래에 온 걸 봤었거든요. 너무나 멀쩡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황달도 심하고 전혀 치료될 것 같지 않았던, 가망이 없어 보였던 아기가 1년 뒤에 봤더니 너무 멀쩡한 걸 보면서 ‘아, 아이들 치료하는 게 이렇게 보람이 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고요. 많은, 모든 환자들이 저마다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Q. 관심 갖고 계신 연구나 진료분야가 있다면?
저는 선천성 심장을 보는 중에서도 특히 수술하지 않고, 비수술적으로 심장병을 치료하는 데 더 전문분야를 두고 있어서 심장의 어떤 벽에 결손이 있는 심방중격결손이나 심실중격결손, 동맥관개존 같은 걸 가슴을 열지 않고 몸의 동맥, 정맥으로 기구를 삽입해서 기구폐쇄술을 하고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혈관이 좁거나 막혀 있을 때는 열어서 넓혀 주는, 개통하는 치료도 하고요. 이렇게 심장을 열지 않고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 관련 연구도 하고 진료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그런 연속선상으로 저희가 폐동맥 판막을 수술하지 않고,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정맥을 통해서 판막을 삽입하는 동물실험을 마쳤거든요. 그래서 조만간 더 많은 환자들이 가슴을 열지 않고 비수술적으로 치료 받는 그런 것들이 더 이루어지면 좋겠고요. 그런 데 더 관심을 가지고, 주안점을 두고 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 환자(보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사회가, 우리나라가 급변하고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너무나 많은 의료 정보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저희 의사들 입장으로서는 여러 의료 환경 상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못 하고,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부분 여러 환자나 보호자분들께서 그런 의료 정보에 너무 노출되면서 거기 약간 따라갈 때도 있고 오해도 가지고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단 치료 받으시면서 되도록이면 담당 의사 선생님과 깊은 신뢰감 가지고 더 물어 보셨으면 좋겠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가지고 있는 질환들이 잘 치료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는 한에서는, 제가 아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자기가 맡은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많이 애쓰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거에 대해서 조금 더 신뢰감을 가지고 치료 방침을 잘 따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