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20 8월

온몸 마비에 치료제 희망고문까지…희귀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의 눈물

올해 10살인 영진이(가명)는 온종일 좁은 침대에서 누워있다. 온몸의 근육이 굳어 혼자 힘으로 일어나 앉을 수 없어서다. 걷거나 뛰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영진이는 숨을 내쉬는 것도 힘들어 24시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한다. 영진이가 이토록 가혹한 고통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생후 6개월째 알게 된 희귀근육병 ‘척수성 근위축증’ 때문이다. 그런데 영진이와 부모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치료제가 있지만 못쓴다는 점이다. 1병당 1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치료제라서 보험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만 3세 이하에 인공호흡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에 걸려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영진이와 비슷한 처지의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들은 희망고문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미국 환우회가 ‘척수성 근위축증 인식의 달’로 정한 8월을 맞아 질환의 심각성과 환자들의 어려움을 살펴본다.

영유아 때 주로 발병…발달 지연으로 착각 쉬워

척수성 근위축증은 척수와 뇌간의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돼 온몸의 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희귀근육병이다. 5q염색체 내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 질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 움직임 능력이 떨어진다. 신생아 6000명~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보고돼 있지만, 국내 환자 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된 자료가 없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사람마다 발병 연령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부분 만 2세 전에 목숨을 잃는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인 채종희 소아신경과 교수는 “아직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영아기에는 척수성 근위축증이 더욱 치명적이다”며 “팔다리뿐만 아니라 호흡기와 구강 및 식도 근육도 약해져 스스로 음식을 삼키거나 숨을 쉬는 데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종희 교수는 또 “치료하지 않으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출생 시부터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한다. 한 번 손상된 운동신경세포는 다시 돌이키기 어려워 손상이 적은 시기에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척수성 근위축증을 정확히 진단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애초에 발달이 느린 것뿐이라고 생각해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병원을 찾더라도 유사한 근육병들이 많아 희귀질환 전문가가 아니면 판별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의 지속적인 관찰이 있어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의 의심 증상은 생후 6개월이 되어도 머리를 잘 가누지 못하고 몸을 뒤집지 못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없어 앉거나 서지 못하고, 젖이나 우유를 빨고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이런 증상이 의심되면 ‘유전자 검사’로 척수성 근위축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채종희 교수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발병 원인이 뚜렷하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 및 유전자 검사로 질병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며 “대다수 환자가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된 이후에 증상이 뚜렷해져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의심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빠르게 찾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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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일간스포츠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3840434)